사우디 왕세자, 트럼프와 유가 관련 통화…OPEC+ 소집 요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공격적인 원유 증산 경쟁으로 시작된 '유가 전쟁'이 진정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에 따라 OPEC+(OPEC과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가 6일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유가안정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에너지 시장, 유가 등과 관련해 전화 통화한 이후 원유 생산을 합의하기 위해 OPEC+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긴급회의 소식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최대 1,500만배럴을 감산할 것이라고 트윗에 올리면서 국제유가가 24% 폭등하는 등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푸틴 대통령과 대화한 내 친구 ‘MBS(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방금 얘기했다”며 “나는 그들이 (원유) 1,000만배럴을 감산할 것으로 예상하고 희망한다. (규모가) 1,500만배럴에 이를 수도 있다”고 올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 이후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4.67%(5.01달러) 뛴 25.3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하지만 1,000만~1,500만배럴의 기준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일 생산량일 경우 사우디는 단순계산으로 현재 생산량(1,200만배럴)의 절반가량을 줄여야 한다. 스펜서 웰치 IHS마킷 원유시장 디렉터는 “이들이 감산에 동의할 가능성은 작다”며 “러시아에 OPEC+ 회의 때보다 더 많은 감축안을 제안해야 할 뿐 아니라 미국도 생산량을 감축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유가 폭락에 대해 "소비자에겐 좋은 일"이라고 발언하는 등 여유있는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유가 폭락 국면에서 미국의 셰일오일 산업이 연쇄파산 위기에 처하자 중재자를 자처하며 서둘러 유가 전쟁에 뛰어들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미국 내 석유 수요가 급감한데다 여기에 유가 전쟁으로 유가가 폭락하자 미국의 셰일오일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채굴 단가가 배럴당 50달러 대로 높은 셰일오일 산업에게 저유가 파고는 견디기 힘든 재난을 선사했습니다. 미국 셰일오일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경영진 교체와 파산, 구조조정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까지 개입하면서 유가 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러시아는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해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고 사우디와 감산과 관련해 어떤 합의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으며, 블룸버그도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아직 OPEC+ 회의 참석을 확정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일단 트럼프가 트윗에서 감산 규모로 제시한 1천만 또는 1천500만 배럴이 하루 감산량인지, 아니라면 어느 기간인지를 명쾌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감산량이 하루치라면 사우디와 러시아가 현재 산유량의 약 45%씩을 줄여야 달성이 가능한 양으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됩니다.
게다가 러시아가 사우디의 감산 제의를 거부한 배경이 러시아의 에너지 기업을 제재로 통제하려는 미국의 셰일오일 산업을 압박하려는 목적이 분명한데, 미국이 빠진채 감산 논의가 진행된다는 점도 감산 합의 도달에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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