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금 몰려서…'괴리율 급등' 원유 선물 ETN, 13일부터 단일가매매
원유가 급락, 원유에 투자하는 ETN 상품에 개인 투자자금 몰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괴리율 82.6%에 달해, 투자 손실 위험성 높아져
올해 초 배럴당 60불까지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 간 감산 합의가 실패하면서 수직 낙하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축소 악재까지 겹치면서 한 때 배럴당 20달러를 밑돌기도 했습니다.
국제유가가 20달러선까지 폭락하자 이후 반등을 기대한 개인투자자들이 원유 상품 투자에 나서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국내 증시에 상장된 레버리지 원유 ETN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ETN의 주가(시장가격)가 순자산가치(지표가치)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매수세가 가장 많이 몰린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의 경우 시장 가치와 지표가치의 괴리율이 87.46%을 기록할했습니다.
통상 ETN 유동성공급자(LP)를 맡은 증권사들은 괴리율이 최대 6%를 넘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원유 투자 자금이 몰리며 매수 물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증권사의 보유 물량이 모두 소진돼 제대로 된 유동성 공급 기능을 할 수 없게된 것입니다.
결국 원유 ETN 시장은 유동성 공급자마저 관리가 불가능할 정도의 '투기판'으로 전략한 셈입니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레버리지 ETN에 대해 최고 수준인 '위험' 등급의 소비자 경보를 긴급 발령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오는 13일부터 지표가치와 시장 가격 간 괴리율이 지나치게 확대된 서부 텍스사스나 원유(WTI)선물 관련 상장지수증권(ETN) 4종목에 대해 단일가매매를 시행합니다.
단일가매매 대상으로 지정된 종목은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신한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QV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ETN(H)입니다.
정규시장 종료 시 실시간 지표 가치 기준으로 괴리율이 30%를 초과한 가운데 유동성공급자(LP)보유 비중이 20% 미만이거나 인적·물적 제약 등으로 LP의 호가제출이 원활하지 않는 종목들입니다.
단일가 매매가 시행되면 거래소는 30분 단위로 호가를 접수해 하나의 가격으로 거래를 체결합니다.
이러한 매매 방식은 향후 거래소에서 괴리율이 정상 수준에 진입했다고 판단될 때까지 계속됩니다. 구체적으로 대상 종목의 괴리율이 3거래일 연속 15% 미만으로 내려가거나 추가 발행 등을 통해 LP 보유 비중이 20% 이상이 될 경우 단일가 매매 해제됩니다.
아울러 과도한 괴리율로 인해 2거래일 이상 매매거래가 정지됐던 ETN 종목의 괴리율이 정상화했다고 판단돼 거래 정지가 해제되는 경우에도 단일가 매매는 다시 접속 매매로 전환됩니다.